터키 빌켄트 대학교 2014-2 교환학생 후기 프로필
터키 빌켄트 대학교, Bilkent University,
Department of Communication and Design
광고학 전공 12학번 김예은
1. 터키 교환학생에 지원할 때부터 그 곳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저는 영어공부를 계속 해왔었지만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제대로 준비한 건 2학년 끝난 겨울방학이었어요. 그 때 토플점수를 따고 학과에 공고가 올라오는 걸 기다리고 있었지요. 지원하고 교수님과 면접 후 붙었다는 소식을 듣고 비자 신청하러 대사관에 갔죠. 거기서 같은 Bilkent University에 다니고 있는 Full-time학생(4년동안 다니는 학생)을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그 학생이 터키에서도 여러모로 도움을 줬던 게 기억나요. 대사관에서 얼굴 까무잡잡한 터키 아저씨들이 터키말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전 그때 그게 아랍어인 줄 알았어요. 그 땐 처음으로 내 여권에 조그만 쪽지가 붙는다는 게 신기했어요.
2. 터키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사실 터키라는 나라에 대해 너무 모르고 갔던 터라 무언가를 상상하거나 기대할 수도 없었어요. 그냥 막연히, 형제의 나라랬으니 한국인인 나를 반겨주겠구나하는 생각만 했죠. 물론 간 후에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 호의적으로 환영해주는 나라란 걸 알게 되었죠.
터키의 음식에는 주로 고기(소고기, 닭고기)를 굽고 살짝 허브를 뿌려 밥 위에 얹어주는 Kebap이 많아요. 고기의 종류에 따라 이름이 다 다르죠. 한국의 양념이 많고 감칠맛 나는 음식들과는 좀 다른, 다소 퍽퍽하고 양념이 덜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나 후반에는 그런 음식이 입에 적응되다 보니, 김치나 라면을 먹게 되면 속이 쓰리더라고요;; 디저트에는 설탕이 참 많이 들어가요. 디저트 빼고 주식만큼은 참 건강한 식단인 것 같아요.
터키는 정말 말 그대로 Melting Pot이었어요. 정말 많은 인종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며 터키만의 독특한 색을 만들어내죠. Turkish중에는 아시아인 눈을 가진 사람과, 금발에 파란 눈, 아랍인처럼 까만 피부를 가진 사람들, 파키스탄 계, 유럽 쪽에 살지만 터키인 부모를 가진 친구, 이 모든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사는 곳이 터키입니다.
3. 터키에서의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빌켄트 대학 수업은 원칙적으로 영어로 진행돼요. 학생들은 1학년 때 까다로운 영어학습과정을 거치고 2학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학생들이랑 영어로 소통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죠. 캠퍼스는 정말 넓고 넓었어요. 땅이 넓은 터키 중에서도 사립학교라 그런지 정말 넓었답니다. 중앙캠퍼스에서 동쪽 캠퍼스 수업을 신청하면 셔틀버스를 타고 건너가야 했어요. 수영장도 생겨서 오기 직전까지 열심히 다니다 온 것 같네요! 기숙사는 시설이 좋고 부지도 넓고 학생들도 많아요. 저는 터키친구 2명 베귬과 이렘이랑 방을 썼는데, 정말 친절하고 터키어 공부도 많이 도와줬어요. 적응하는데 그 친구들 없었으면 막막했을 것 같아요. 교환학생들도 한데 모여 있다보니, 같이 모여 저녁도 해먹고 생일이면 작은 파티도 해주고 소소한 재미들이 많았어요.
기숙사 언덕에서 보는 빌켄트 대학
처음으로 가진 한국음식파티
터키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여행이었죠. 터키라는 한 나라에는 너무나도 다른 매력을 각기 가진 도시들이 있어요. 저와 교환학생 친구들은 학기 짬짬이 여행을 많이 다녔답니다. 11월에 2번의 국가휴일, 종교휴일인 ‘바이람’이 있어요. 그 휴일 때 터키의 색다른 매력을 가진 도시들로 여행을 많이들 떠났죠. 신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 카파도키아, 목화로 덮인 언덕이란 뜻의 파묵칼레, 정통 터키의 모습과 유럽의 모습이 어우러진 이스탄불, 3대 최대 항구도시 이즈미르. 이런 여행은 공부도 챙겨야 하는 교환학생들의 생활 속에서 쉼과도 같은 거였어요.
목화의 언덕, 파묵칼레
유럽교환학생들과 함께 한 여행, 베이파자르 전경
4.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에서 하던 공부와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요?
수업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터키교수님들은 어려운 영어를 쓰시지 않아서 듣기 수월했답니다. 하지만 제 친구의 경우 영어권에서 온 교수님의 수업은 다소 어렵다고 한 기억이 나네요. 어떤 수업에는 교환학생이 정말 많고, 어떤 수업에는 저 빼고 모두 터키인들이었죠. 제가 손을 들고 뭔가 말하면 신기하다는 듯이 행동하나하나에 주목했어요;; 캠퍼스 바깥에 나가면 영어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제로. 생존을 위해 터키어 클래스에 등록했던 게 기억나요 ㅎㅎㅎ 덕분에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여차저차 해결되었던 것 같네요;) 꼭 그 나라어 수업을 들으시길!
과에서 신청하여 오게 되는 경우 성적은 Letter Grade에요. 국제팀을 통해와도 경우에 따라서는 Pass/NonPass가 아닌 경우도 있죠. 처음엔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는데, 나중에 가선 왠지 자신감도 붙고 요령도 생겨서 적응을 잘했던 것 같아요. 과제 꼬박꼬박하고 출석100프로하고 시험어느 정도보면 절대평가이기에 원하는 성적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과목은 미디어와 사회, 사진실습, 영화의 역사 등의 전공수업이 있었어요. 같이 교환학생을 온 타 대학 미디어 학부 학생들도 거의 실습과목과 프로젝트를 많이 하더라고요.
Basic photography 수업
사진실습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수업
5. 교환학생을 가고 싶은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여러분은 ‘터키’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여러분 생각이 어떻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거에요. 좋은 일도 많을뿐더러, 겪기 싫은 일도 겪게 되죠. 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솔직해 지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교환학생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학생이라는 테두리 안에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제 모습을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이 마주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나중에 더 커서 외국에 나가게 될 때에도, 제가 4개월의 생활 동안 가졌던 천진함과 패기, 그리고 자신감을 다시 가질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어요. 그만큼 그곳에서의 홀로선 생활이 값진 경험이었고, 아직 그 빛을 마저 다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그 짧은 경험이 내 삶에 얼마나 크게 도움이 될지 차차 거듭하여 알아가게 될 것 같네요. 머물러 있지 않고 도전하는 여러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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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 생활하며 겪은 모든 것이 '새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타지에서 낯설고 끊임없이 적응해야 하는 것들에 지칠 때도 많았지만,
그건 22살인 제가 충분히 감당할 만한 짐이었고,
대학생이란 특권이 이 짐을, 색다른 곳에서 느끼는 '즐거움'으로 바꿔주었습니다.
수많은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살며 독특한 색을 지닌 나라 터키에서,
그리고 빌켄트에서 저는 제가 알지 못했던 내 모습과 수없이 마주하였고
그 속에서 진짜 '나'를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제 삶에 그 곳에서 4개월의 생활이 얼마나 물들어 있는지,
해서 어떤 밑거름이 될는지 차차 알아가게 될 거라 믿습니다.
기회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하고, 저와 같은 기회를 더 많은 후배들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