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립대학교 2014-2 교환학생 후기
홍콩 시립대학교 City University of Hong Kong
광고학 전공 12학번 김수현
1. 홍콩 교환학생에 지원할 때부터 그 곳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저는 사실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전, 한번도 외국에 나가 본 적이 없는 토종 한국인(?) 이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며 해보고 싶던 많은 경험들 중 교환학생은 제게 가장 큰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늦은 감이 있었지만 3학년 2학기에 무모하게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홍콩 시립대는 토플 점수가 아닌 토익 점수로 갈 수 있는 학교였기 때문에 방학 동안 토익 공부를 열심히 하였고, 점수대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서류를 제출하고 난 후,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영어 면접이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됐었지만, 면접을 준비하며 홍콩 시립대는 어떤 학교인지, 홍콩은 어떤 나라인지 조금이나마 미리 알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떨림 반, 기대 반으로 면접에 임했고, 교수님들은 제가 떨지 않도록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렇게 운 좋게도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합격하게 되었고, 합격 문자를 받은 후에는 더 많은 서류들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을 처음 가 보는 거였어서 여권도 새로 만들어야 했고, 이것저것 알아야 할 것 들이 참 많더 라구요. 인터넷을 보며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리스트를 쭉 써서 하나하나 지워가며 준비했습니다. 특히 제가 교환학생 준비를 하며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10학번 이민수 선배님 이셨습니다. 제가 다녀 오기 바로 전 학기에 홍콩 시립대 교환학생을 다녀 오셨어서 제가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서류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부터 차근차근 도와주셨고, 출국 전에는 같이 밥도 먹으면서 제게 걱정보다는 기대의 마음으로 다녀오라고 격려까지 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지금 학기에 홍콩 시립대로 교환학생을 간 선배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구요. 돌이켜 보면 생에 첫 외국 생활을 준비하는 저로써 정말 많은 고난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처음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낸다는 생각에 무섭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 준비들 역시 제가 대학생 때가 아니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값지다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홍콩 가던 비행기
2. 홍콩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감히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홍콩은 정말 동서양의 모든 면을 다 가진 매력있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몽콕이나 삼수이포 라는 도시는 로컬 느낌이 물씬 납니다. 길거리엔 홍콩식 거위나 닭요리를 파는 곳이 즐비하고, 우리나라처럼 밤이 되면 야시장이 열립니다. 낡은 건물들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합니다. 또 배를 타고 나가면 있는 타이오 마을에는 수상가옥도 있는데, 이것이 홍콩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탠리나 디스커버리베이에 가면 또 얘기가 달라집니다. 로컬 사람보다 서양인이 많고, 바다를 앞에 두고 요트를 타며 한적하게 여유를 즐깁니다. 딱 봐도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구나, 하는게 느껴질 정도로요. 이렇듯 정 반대의 사람들이 참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그것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동서양이 참 조화롭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어우러져 있구나 라고 느껴지는 나라. 그곳이 바로 홍콩입니다. 특히나 좋았던 점은, 홍콩 사람들은 한국인에게 매우 우호적이라는 것입니다. 길을 헤매고 있으면 먼저 다가와 ‘한국인입니까?’ 하고 물어보며 직접 길을 찾아줍니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가 열풍이라 그런지 저보다도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홍콩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덕분에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는 학교 뿐 아니라 홍콩 어디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많은 도움을 받으며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여름에 미친 듯이 덥긴 하고, 예고 없이 비가 찾아 오고, 가끔 영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면 당황스럽고, 처음 만나보는 신기한 음식들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홍콩은 저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무한 매력을 가진 나라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한국과 같은 야시장이 열리는 몽콕의 거리
동양인보다 서양인이 더 많은 디스커버리 베이
3. 홍콩에서의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제가 홍콩에 가서 정말 많은 경험들을 했고, 그것들을 글로 쓰려면 책을 내야 할 수준입니다. 그 중 대학 생활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당연하게도 우산혁명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큰 이슈가 되어서 저희 부모님도 절대 밖에는 나가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하셨죠. 학생들이 민주화 운동을 위해 거리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고, 수업에는 보이콧이라며 결석을 하기 일쑤였습니다. 저희 홍콩시립대 역시 대강당에서 연설을 하기도 하고, 매 수업마다 이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왜 내가 다니는 학기에 이런 일이 생기나 짜증도 났는데, 홍콩의 민주화가 어떤 이유에서 비롯 된 것이고, 또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인지 알고 난 후 부터는 생각이 달라 지더라구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또한 제가 교환학생을 가지 않았더라면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 중 하나였던 것 같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딜 가서 이렇게 피부로 직접 민주화 운동을 경험해 볼 수 있었겠어요! 뭐 어쨌든 우산혁명으로 인해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조금의 트러블은 있었지만, 제 대학생활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수업에서 사귄 친구들과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신기한 것들을 먹기도 하고, 놀이공원도 가고, 섬 나라도 놀러가고. 무엇보다 홍콩 시립대는 특히 많은 나라에서 교환학생을 받기 때문에 여러 나라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제가 들었던 한 수업에서의 팀플 구성원이 저 한국인, 홍콩인, 싱가폴인, 캐나다인 이렇게 다른 나라 네 명이었던 적이 있는데, 각 나라 사람들마다 참 다른 점이 많구나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교환학생, 즉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하면 좀 무시하거나 팀플에 참여를 일부러 안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홍콩시립대는 달랐어요. 각자 일들을 부여하고, 어렵다고 하면 도와주기도 하면서 진짜 팀플이 뭔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숙사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홍콩시립대 기숙사 프로그램은 정말 좋은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외국 생활을 해본 적도 없을 뿐더러 집 밖에서 살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이번이 기숙사 생활도 처음이었구요. 무섭고 막막했는데, 각 기숙사 건물마다, 홀마다, 층마다 다른 컨셉이 있고, 파티를 자주 합니다. 파티가 아니면 작게 다과회도 많이 하고, 정말 기숙사를 통해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제가 있었던 홀4의 컨셉은 FREE 였어요. 정말 자유로운 영혼들이 많았었는데, 덕분에 외로울 수도 있었던 제 타지 생활을 기숙사 생활로 인해 채워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글을 쓰는 내내 정말 홍콩 시립대의 생활이 너무나도 그립네요.
늘 한 주, 그 날 그날의 행사를 알 수 있는 Aids concern 이라는 단체를
기숙사의 ground 층 후원했던 우리 팀플
4.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에서 하던 공부와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요?
솔직히 말하면 들었던 전공 수업은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의 수업과 크게 다른 점은 없어요. 배우는 이론도 비슷하고, 토론식 수업 보다는 교수님의 강연식 수업이라는 점, 팀플이라는 체계도 비슷했구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홍콩시립대 media communication 학과는 학생에 대한 지원이 엄청나다는 점입니다. 물론 우리 학교와 학부가 이 점이 떨어진다는 점은 결코! 아니지만, 홍콩시립대는 학생에게 확실히 신경을 쓰고 있구나가 많이 느껴졌어요. 아예 이 학과를 위한 방송실이 따로 있고, 그 방송실에 있는 장비들도 정말 많습니다. 또 좋은 기능의 dslr 과 카메라를 학과생들만을 위해 대여해주기도 합니다. 모든 수업마다 media n communication 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수업마다 컴퓨터를 사용해 강의를 하구요. 그리고 광둥어를 쓰는 아주 소수의 수업을 제외하면 모든 수업을 영어로만 하기 때문에 저 같은 교환학생의 경우 훨씬 더 마음이 편했습니다. 우리 학교 학과와 같은 경우는 영어 강의를 빼고는 전부 한국어로 강의를 하잖아요? 물론 한국어를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교환학생을 온 학생들에게는 무리가 없겠지만, 그것이 아닌 경우에는 한국어를 통한 수업은, 교환학생들의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점은 저희 학교나 학부가 개선해야 할 점이 아닌가 객관적인 시선으로 말씀 드려 봅니다.
media n communication 학생들은 위한 시설
5. 교환학생을 가고 싶은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무조건 가세요! ‘교환학생’ 이라는 단어 자체가 대학생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단어잖아요! 그런 기회를 놓치면 대학생활의 기억이 너무 재미 없을 것 같지 않으세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비용과 비슷한 비용으로 공부를 비롯한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고, 그 나라의 이모저모를 깊이 배울 수 있고, 바다 건너의 친구들까지 쉽게 사귈 수 있는 이런 어마어마한 경험들을 놓치실 건가요? ‘내가 어떻게 교환학생을….’ 이라는 생각이라면, 절대 겁먹지 마세요. 제가 그랬거든요. 열심히 준비한다면, 기회는 열려있어요! 물론 여권이나 각종 서류들을 준비하느라 처음엔 힘드실 거에요. 막상 홍콩에 도착하면 택시기사나 노인분들은 영어가 통하지 않아 답답하기도 할거에요. 하지만 대학생 또래나 어린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 나라 사람들보다 영어에 능통하고, 저 역시 계속 영어로 대화하다 보니 실제로 영어로 말하는 것에 거부감이 정말 사라졌어요! 마음 편히 휴식하러 떠나는 여행과는 확실히 다른 일이니까요. 직접 거기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니까! 분명 시련도 많을 거고, 안 맞는 것들도 많을 거에요. 근데 거기서 객관적인 제 모습을 볼 수 있고,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 져요. 가족들,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다 보면 외롭고 눈물 날 일도 많을 거에요. 그치만 혼자 사는 법이 뭔지 배우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는 재미에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 거에요. 저는 지금도 홍콩시립대에서 사귄 많은 친구들과 카톡이든 페북이든 틈틈이 연락하고 있고, 서로 택배로 과자까지 부치면서 편지도 주고 받고 있답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20대 청춘에서 정말 큰 인생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면 한 뼘 이상 커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20대, 그리고 대학생일 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을 놓치지 말고 잡으세요! 기회는 잡는 사람이 임자에요!
생일날 홍콩 로컬 친구에게 받은 편지와 케이크